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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의 여행

2박3일 달팽이 경주 여행 - 마지막날



어느덧 아쉽게도 경주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떠나는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느즈막히 하루를 시작했어요.
아침을 먹고 짐을 맡긴 후 숙소를 출발했습니다.
체크아웃을 한 후라도 떠나는 시간까지 짐을 무료로 맡아 주는 것도 편리했지만 나중에 와서 차도 마시고 쉬었다가 떠나도 된다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편했어요. 



문무대왕릉을 보러 고속 버스터미널 맞은 편 정류장에서 150번을 탔습니다.
(배차 간격이 1시간이니 미리 시간표를 알아보셔요. 그래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11시 반 차를 탔습니다) 



1시간여를 달려 문무대왕릉 바로 전 정거장인 감은사지에 내렸습니다.
버스 안내방송 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못하면 지나칠뻔했는데 감은사지 안내판을 보고 부랴부랴 내렸어요. 







부처의 힘으로 왜구를 막아 내고 나라의 안정을 기원하며 세운 감은사가 있던 자리이며  
나란히 서있는 두개의 삼층 석탑에는 죽어서라도 용이 되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영혼이 드나드실 수 있도록 탑 중앙부 뒷면에 동해로 연결 된 특이한 금당 구조가 있다고 합니다. 
비록 지금 절은 없어지고 두개의 석탑만 남아있지만 그 호국정신만은 아직도 느껴지는 듯..
1960년 탑을 해체해서 수리하면서 보물 제 366-1호 청동제사리와 보물 제 366-2호 청동제사각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어디서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만 보다가 이렇게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에 오니 여유로롭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방문객이 쉴 수 있는 그늘과 의자 시설이 없다는게 아쉬웠어요.
화장실 시설도 조금 불편했구요.


같은 모양으로 나란히 서있는 두개의 삼층 석탑
남성적이고 힘이 넘쳐보입니다.




다음 행선지인 문무대왕릉을 가기위해 다시 150번을 타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사실 감은사지에서 문무대왕릉이 있는 봉길해수욕장은 걸어서 15~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햇볕도 따갑고 어무니께서 발이 아프다고 하셔서 버스를 탔어요. 아마 저 혼자였다면 쉬엄쉬엄 주변 경치도 보면서 걸어서 갔을 거 예요. 



와~와~~~~~~~~ 푸르디 푸른 동해바다 위에 문무대왕릉이 보입니다




가슴이 탁트이는 동해바다!!!!


어머니는 경주에 2번 와보셨지만 문무대왕릉은 처음이라고 하십니다.하지만 생각보다 주변 환경이 너무 초라해서 조금 실망하신듯...-_-
문무대왕릉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면 훨씬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텐데 아쉽더라구요.
더구나 주변 시설이 너무 열악했어요. 횟집만 몇 군데 있고 차 한잔 마실 곳도 없었습니다. 건물들도 너무 낙후되 있구요. 앉아서 쉴만한 그늘도 없고 벤치 하나 설치되 있지 않았구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너무 무성의하게 방치해 두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불국사 석굴암 만큼은 아니라도 관광객들이 꽤 많이 찾는 곳일텐데 말이죠.
1시간에 한대 오는 버스 정류장인데도 해를 가릴만한 지붕이나 의자 시설도 없이 달랑 표지판 하나만 세워 놓은 것도 좀..
점심도 영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여기 오기 전 경주시내에서 사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어요.(어제의 교훈 덕분!!! -_-;;)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는 바다에 장사를 지낸 水中陵 을 볼 기회가 흔하게 있지는 않으니까요. 
여유롭게 파도소리와 바닷내음을 맡으며 시간을 보내고 떠날 시간을 계산해서  슬슬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시간표 보다  5분 정도는 일찍 나와서 기다리는 센쑤!
하지만 이런 땡볕에 버스를 기다리는건 은근히 중노동이더라구요.
한여름이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 


 




다시 경주 시내로 돌아와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검색으로 알아둔 숙영식당에 갔습니다.
대릉원 후문을 마주보고 왼쪽 담을 끼고 조금만 들어가면 보여요.^^
찰보리밥집으로 유명한 곳인데 다행히 음식이 입에 맞았어요.


반찬도 깔끔하고 일단 짜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큰 그릇에 밥을 푸고 양껏 비벼서 냠냠


저녁을 먹고 짐을 찾으러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잠시 차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어요.


이제 집으로 가기위해 신경주역으로 출발합니다.
어느덧 아름다운 노을이...
괜시리 센~~티~~멘탈해집니다. 흑 떠난다는 건 언제나 슬퍼요.

 


못 본 곳이 너무 많아서 아쉽지만 꼭 다시 방문할 거라고 다짐도 해보구요.


이렇게 아름다운 천년 고도 경주에서의 아쉽고도 짧은 여정을 마칩니다.



여행길에서 - 이해인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자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