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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의 여행

겁 많은 처자의 나홀로 런던 여행기 7 (여행은 체력싸움)



트라팔가 스퀘어- 내셔널 갤러리-런던타워-타워브리지- 보로우 마켓-  타워브리지 야경
 

4월13일 수요일 런던여행 다섯째 날
어째 오늘도 날씨가 꾸물꾸물하다.
첫 코스는 대망의(?) 내셔널 갤러리
모처럼 혼자 숙소에서 출발한다.
1250년부터 1900년까지 국가가 수집한 방대한(자그마치 2300점이 넘는다고 한다)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내셔널 갤러리는 유럽 미술품 컬렉션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

채링크로스 역에 내려 6번 출구로 나오니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트라팔가 스퀘어와 웅장한 내셔널 갤러리의 모습이 보인다. 




채링 크로스역 벽면에 그려진 그림이다.
이 지역 역사에 대한 쓴 글인가 싶어 나중에 보려고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나 사진이 이 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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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cris
 님이 알려주신 정보를 간단히 덧붙이자면
채링 크로스역에 있는 벽화는 1970년 말에 데이비드 젠틀맨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13세기 말 채링 크로스가 처음 세워지는 모습을 약100미터 길이의 벽화에 담아냈다.1290년 왕비 엘리노어가 링컨근처 마을에서 죽자 에드워드1세는 크게 슬퍼하며 그녀의 관이 장례식을 위해 런던으로 운반되어 오는 도중 쉰 곳 모두에 십자가를 세울 것을 명령했다. 원래 차링이라는 이곳에서 그녀의 관이 쉬자 십자가가 만들어 세워졌고 마을 이름도 차링 크로스가 돼었다고 한다.  
다음은 그가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한 말이다 "whom living we dearly cherished, and whom dead we cannot cease to love."


채링 크로스란 이름에 이렇게 애틋하고 로맨틱한 사연이 있었다니.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한산한 트라팔가 광장과
영국의 이순신 넬슨제독 기념비
날씨 때문인지 분수는 가동돼지 않았다. 

누군지도 모르고 대충 찍은 사진(왜 찍은거냐;;;)  
검색해봤더니 조지4세라고 한다.


두둥!!!
웅장한 자태의 내셔널 갤러리이지만 역시나 사진은 또 이 모냥



내셔널 갤러리를 수호하는 듯한 모습의 사자상
사자상은 트라팔가 해전에서 이긴 영국이 프랑스군에게서 포획한 대포를 녹여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프랑스인들이 보면 속이 쓰릴 듯)
 4면의 철판부조에는 트라팔가 해전, 나일강 해전, 덴마크·러시아·스페인 연합함대와의 전투기록이 담겨져 있다....라고 하는데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_-;;


역시 피카딜리 광장 곳곳에서도 거리의 예술가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내셔널 갤러리에 입장 1파운드를 주고 박물관 안내지도를 샀다.
(사실 돈을 집어넣지 않고 그냥 집어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안내지도를 보며 순서대로 감상을 시작하는데 아... 왜 이렇게 몸이 무거운지 자꾸 가라앉는 기분이다.
그동안 즈질 체력으로 잘 버틴다 싶더니만 한계에 왔나 싶어 더럭 겁이 난다.  
갤러리 중간중간 비치된 의자에 앉아 쉬다 걷다를 반복하며 한 관 씩 돌다가  
결국 안내지도에 나온 주요 작품만이라도 다 보자고 결정 축지법을 쓰며(?) 갤러리를 돈다.
그마저도 힘이부쳐 지하에 있는 소파에 앉아 족히 30분은 졸았던거 같다.
결국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의 관람(?)을 끝내기로 결정, 바람을 쐬면 나아질까 싶어 오늘 일정을 앞당겨 런던탑을 가기로 하고 광장 근처에서15번 버스를 탔다.





버스가 중간에 세인트 폴 성당을 지나길래
어제 사진을 한장도 못 찍은게 생각나서 버스 안에서 급하게 한 장 찰칵
스튜어트 왕조의 마지막 여왕인 앤 여왕의 동상이 보인다. 


런던타워 표지판을 따라 지하도를 통과 타워힐로 나와 런던 타워를 끼고 템즈 강변을 걷는다
 
으스스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런던타워를 관람하려는 관광객들
영국의 역사에서 오랜동안 반역자를 수감하는 정치 감옥 기능을 담당해온 런던타워이니 만큼
슬프고 억울한 이야깃 거리가 많을 거 같다.  


하지만 나의 일정은 타워 브리지를 건너 보로우 마켓을 보는 것!
보로우 마켓은 영국에서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이라는 명성과 함께 
영국의 유명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가 요리재료를 사기 위해 자주 들린다고 해서 더 유명해진 마켓이다.
 


열심히 타워 브리지 향해 고고!!



일년에 500회 정도 다리가 열린다는 타워 브리지 
이 장면을 보면 행운이 생긴다는데(하긴 흔치 않을 장면을 보는 것 자체가 행운이지 않은가?)
아쉽게도 다리가 열리는 장관은 보지 못했다.
80년 이상을 작동하면서 단 한번도 고장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하다.


4월이 유럽학생들의 수학여행 철인지 런던은 온통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등등(?)으로 떠드는 중고딩들로 북적인다.
이날도 이들과 함께 어울려(?) 타워 브리지를 건넜다. 


오른쪽에 보이는게 아마도 세인트 캐서린 독..?


타워 브릿리지를 건너서 본 화이트 타워 
을씨년스런 하늘 빛과 잘 어울린다.
런던 타워는 이렇게 흐린 날에 봐야 제맛이 아닐까? ㅎ

 
길가에 분수대도 보이고



템즈 강변에 떠있는 벨파스트호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맹활약했던 영국의 순양함으로
퇴역한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돼 입장료를 받고 내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입장료가 8.5파운드라니 좀 비싸다싶지만 배 안에 꽤 많은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이 날도 나의 무대뽀 길찾기 실력을 발휘 대충 방향만 잡고 골목골목을 누빈다.
이렇게 멋진 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우니까

생각보다 꽤 걸었는데 보로우 마켓이 안 보인다.
지나쳤나 보다 싶은 순간
앗 찾았다!!
그런데 너무 늦게 왔나? 
파장을 했는지 시장 안은 텅 비어있고 사람도 없어 무섭기까지 하다.





보로우 마켓과는 인연이 없었나보다 쿨하게 생각하기로 하고.
터덜터덜(쿨하게 생각한다며?) 템즈 강변쪽으로 나오니
촌스러운건지 예쁜건지 영 감이 잘 안잡히는 서더크(Southwark) 브리지가 보인다.
(지하철역인 Southwark 역도 그렇고 영국인들은 써덕이라고 말해야 알아 듣는다.)



조금 더 걷다보니 낯익은 세익스피어 글로브 극장과 테이트 모던이 보인다.
테이트 모던에 들어가 지친 다리를 쉬다가 숙소로 들어갔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숙소 사람들과 야경을 보러 나가기로 약속을 했던게 기억난다.
빠질까도 싶었지만 여행도 막바지이고 이 때가 아니면 야경을 보러 나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저녁을 먹고 사람들과 다시 나왔다. 
오늘 막 런던에 도착한 뉴질랜드 교민 2세라는 형제와 숙소에서 친해진 동생 둘을 이끌고 본의 아니게 안내자가(?) 되서 낮에 왔던 코스를 다시 반복한다. 
런던탑 - 타워 브리지- 템즈 강변-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 세인트 폴 성당까지





해질녁 타워 브리지에서 본 템즈강

 

 같은 날 같은 장소이건만 
이렇게 다른 분이 찍은 사진과 비교하니 쩝..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타워 브리지
노쇠한 똑딱이와 실력 없는 쥔장 탓에 
야경사진 중 제대로 나온 것이 한장도 없다.ㅠㅠㅠ  

잘못 찍은 사진이지만 뭔가 그럴듯해? 보여..ㅋ



템즈강변에 자리한 재밌는 모양의 런던시청으로 독특한 외관이 엄지 손가락. 다스베이더. 쥐며느리.우주선 등등 여러가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이유로 이 건물의 예술성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도 많은 모양이다.
밖에서 보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이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는데  검색 해 본 바로는 시 행정의 투명성을 상징한다나 뭐라나
거기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라한다.
내 눈엔 잘못까서 울퉁 불퉁한 달걀 같기도 하고 유머스러운 느낌이 드는게 딱딱하고 재미없는 규격화된 건물 보다는 훨씬 더 마음에 든다.



서더크 대성당(이라고 사료됨)


낮과는 다른 모습의 한적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넌다.
(고스트스러운 나의 뒤태!)
 



고요한 세인트 폴 대성당




이렇게 세인트 폴 대 성당을 마지막으로 근처 세인트 폴 역에서 튜브를 탔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야경을 놓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체력이 있었다면 다른 곳도 좀 더 둘러봤을텐데... 다들 다른 곳도 좀 더 보고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내가 힘들어 하는게 보였는지 돌아가는데 찬성한 거 같아 미안했다. 역시 여행에서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