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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의 여행

겁 많은 처자의 나홀로 런던 여행기 3 (내가 정말 런던에?)



히드로 공항에서 무사히 입국심사를 마치고 늦은 시간이라 지하철이 끊기기라도 하면 어쩌나 헐레벌떡 내려 갔는데 오이스터 카드 자동판매기가 고장이다.  
직원 창구도 닫혀있고 할 수 없이 그냥 편도표를 끊으려니 지폐 사용이 가능한 기계는 잔돈이 없다고 표시되 있다.
줸장..
이 무거운 짐을 끌고 다시 올라가서 동전을 바꿔오란 말이냐 아니면 5파운드 전철표를 끊는데 카드를 써야 한다는거냐!
 
명색이 세계적 국제공항인데 참으로 관리가 엉망이구나. 

그러고보니 10여년 전 부터 집에서 굴러다니던 영국 동전들을 챙겨온게 생각 났다.
세어보니 예쁘게 1파운드 짜리가 딱 5개. 오호!  5파운드면 6존 표 끊는게 가능하다.
역시 오래전부터 영국은 나에게 운명이었어~ ㅋ
표를 끊고 피카딜리 라인에 올랐다.
우리가 탄 칸에는 모두가 한국인 관광객들
서로 인사하고 한국말로 런던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 받다 보니 외국에 온 실감이 안난다 .
전에 런던에 와 본 적이 있다는 남자 여행객 한 분이 나와 같은 역에 내린다고 해서 훨씬 안심이 된다.
(무거운 짐도 옮겨 주시고..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고마웠어요 ^^/)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지하철에 근무하는 직원이 짐가방을 들어주신다.
영국에 대한 인상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 




집에서 챙겨온 동전을 뒤적여 공중전화를 할 수 있는 60펜스를 넣고 민박집에 전화 나온 곳을 설명하니 민박집 언니가 웃으면서 왜 반대방향으로 나왔냐고 하신다.
어째 어리버리 하더니만 반대방향으로 나왔구나 줴엔장2222 -_-;;
12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 식은땀이 주르륵~ 눙무리 글썽~ 그래도 어찌어찌 헤매다 민박집 입성에 성공했다.
(고작 10여분 정도 헤맨 시간이었지만 캄캄한 밤 술잔을 든 사람들로 가득한 펍들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면서 어찌나 무섭던지...ㅠㅠㅠ)  
이렇게 피곤한 첫날이 지나가고...





포토벨로 마켓 - 셜록홈즈 박물관- 옥스퍼드 스트리트 - 피카딜리 서커스- 세인트 제임스 파크

4월 9일 토요일

본격적인 런던에서의 첫날이다 
오늘은 토요일. 주말이므로 마켓을 둘러 보기로 한다.
흠... 뭐니뭐니해도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은 포토벨로가 아닐까
얼스코트역에서 Pay as you go로 오이스터카드를 만들고 (디파짓 5파운드와 25파운드 충전)
(나중에 계산해 보니 처음에 Weekly로 끊고 기간이 지난 후 톱업해서 썼다면 만원에서 만 오천원 정도 절약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사람마다 어떤 시간대에 이동하느냐 지하철과 버스를 몇번씩 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하철을 타고 노팅힐 게이트 역에서 내렸다. 
마켓을 못찾을 염려는 전혀 없다. 익히 들은대로 인파에 휩쓸려 걷다보면 바로 포토벨로 마켓이니까
외쿡인들로 인산인해 가득찬(?) 시장을 구경하면서도 아직 실감이 안난다.
내가 정말 영국에 있는건가?


 

 



숙소 근처 얼스코트 역 앞에 있는 Earls Court exhibition


포토벨로 마켓 초입
캬~~ 날씨도 환상이고!


씩씩하게 하나~둘


우왕 유니언 잭이다! 
시골에서 갓 상경한 사람처럼  두리번 두리번 마냥 신기신기    

 
포토벨로 하면 자주 나오는 사진 속 노점상이다 
나도 인증 샷 ㅋㅋ 


색색으로 칠해진 건물도 예쁘고


윌리엄 왕자 결혼으로 영국엔 어딜가나 이런 제품들 천지 


엄청난 인파로 따라 이것 저것 구경하다보니 한바퀴를 돌아 아까 왔던 초입으로 돌아 왔다. 
80%는 관광객이 아닌가 싶을 만큼 세계각국의 다양한 언어들이 들린다.


보비란 애칭으로 불린다는 영국 경찰
사진으로만 보던 독특한 경찰 모자가 멋지다 . 



사고 싶을 만큼 별로 흥미를 끄는 물건은 없었는지라 눈요기로 만족하고 시장구경을 끝냈다.

자.. 마켓 구경은 다 했고

다음은 어디로 갈까 지도를 찾는데 눈앞에 셜록홈즈 박물관으로 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드뎌 런던의 명물 2층버스를 타 볼 시간이 된 건가? 음하하
버스를 타고 이층으로 냉큼 올라간다.

 
베이커 스트리트에 내려서 건널목 하나를 건너니 바로 셜록홈즈 박물관이다.
오른쪽 셜록홈즈 기념품샵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하고 6파운드에 표를 샀다. 


각종 출판사에서 나온 셜록 홈즈 책들 


 미니어처 흉상을 비롯해 셜록과 관련된 갖가지 자잘한 소품들까지 모두 상품화 돼있는 듯
가격들이 만만치 않지만 사고싶게 제품을 만드는 상술이 대단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라나다 홈즈 시리즈의 제레미 브릿님 @.@
베네딕트의 홈즈는 내가 못보고 지나친건지 없는건지 ...-_-a 긁적





이제 221B 번지 셜록홈즈 박물관으로 입장


아이고 깜짝이야!!
좁은 계단을 올라가다 마주친 급사 소년 마네킹 


잠시 마네킹인가 사람인가 헷갈렸던 예쁜 언니.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인 듯
마침 하품하는 순간 찰칵 ^^;;

셜록하면 연상되는 게 바로 이 사냥모자와 담배파이프다
(하지만 실제 원작에는 셜록이 이런 복장을 했다는 대한 묘사가 없다고 들었다.
삽화가인 시드니 파젯의 그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아서코난 도일경의 소설에 묘사된 셜록이 미남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주는(?) 흉상


살아있는 셜록홈즈와 마주칠것 처럼 세심하게 연출된 각종 소품들

 


 






다음은 셜록홈즈 박물관에 전시된 사건들이다
  

The Master Blackmailer(찰스 어거스터스 밀버튼 사건)
The Adventure of the Beryl Coronet (녹주석 보관)
The Man With The Twisted Lip(입술이 삐뚤어진 사나이)
 The Missing Three-Quarter  (실종된 쓰리쿼터)
The Speckled Band (얼룩무늬끈)
The Musgrave Ritual(머스그레이브가의 의식문)
The RedHeaded League(빨간머리 연맹)
The Copper Beeches(너도 밤나무 집)
The Final Problem(마지막 사건)
The Scandal in Bohemia (보헤미아의 스캔들)
Shoscombe Old Place (쇼스콤 고택 사건)
 

셜로키언이 아니지만
한눈에 알아챌 수 있는 장면들을 발견하게되면 굉장히 반가웠다.
하지만 가져간게 7년된 똑딱이 카메라에다
사진과는 인연이 먼 체질상 이것저것 자세히 찍지는 않았다.
앞으로 포스팅에도 계속 올릴 사진들의 후진 화질과 엉성한 구도를 용서하시라 

  


당시 시대의 화장실까지 세심하게 만들어놓았다. 물론 실제 쓸 수는 없다 ^^;; 

 

허드슨 부인이 홈즈씨!! 하고 나올 것만 같은


박물관은 세계 각국에서 온 셜로키언들로 붐빈다.
가장 눈에 띈건 프랑스에서 온(확실치는 않지만 불어를 썼으므로) 부자 
어린 아들에게 방마다 다니면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셜록 홈즈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6파운드가 아까울지도 -_-

관람을 끝내고 박물관을 나와 근처에서 발견한 비틀즈 스토어




셜록홈즈 박물관을 나와 걷다보니 어느새 옥스퍼드 스트리트
각종 옷가게와 숍들이 즐비한 활기찬 쇼핑거리다.
한참을 구석구석 구경하며 걷다가 근처 작은 공원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다은은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근처 옥스퍼드 스트리트역에서 튜브를 타고 피카딜리 서커스역에 내렸다.


다음은 시차 때문에 사진 날짜가 10일로 찍혀있다.하지만 같은 날 찍은 사진임


인파로 북적이는 피카딜리 서커스의 에로스 천사상 앞
생각 보다는 작네..



런던하면 떠오르는 빨간 전화박스도 예의상(?) 찍어주시고
 어딘가에서 위잉 윙!소리를 내며 닥터후의 푸른 전화박스가 갑자기 착륙할 것만 같다


좀 더 걷다보니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나온다


작지만 아름다운 공원이다
잠시 쉬면서 런더너들 마냥 여유를 부려본다


공원 가는 길에 보이는 요크공작 기념비

 
 
피곤하기도 하고 슬슬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됐다.
나중에 지도를 확인하니 오늘 하루 꽤 많은 거리를 걸어다녔다.
그다지 효율적인 코스는 아니었지만 마음 가는데로 편하게 다닌 첫 날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