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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의 여행

겁 많은 처자의 나홀로 런던 여행기 2 (아에로플로트 탑승기)



12시50분 아에로플로트 뱅기 타러 일찌감치 집에서 출발!!
삼년만에 온 인천공항은 역시 세계1위 공항답게 쾌적합니다.


해외여행을 많이 해 본 편이 아니라 이용해 본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JAL이 전부였기에 악명높은(?) 러시아 항공기, 그것도 처음으로 경유하는 비행기를 탄다는건 저로서는 모험이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승무원들의 불친절, 짐분실의 위험, 러시아 세레미티예보 공항의 엉만진창 경유 시스템 등등은 제게 걱정을 한아름 안겨주기 충분했구요
하지만 국적기의 거의 반값인 티켓값을 생각하면 모험을 감수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시간 전 티켓팅을 하고 국적기와는 다르게 인천공항 내를 운영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탑승 게이트로 이동합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정시간 보다 35분 정도 늦게 이륙했습니다. 하지만 경유 시간이 3시간이어서 불안하지는 않았어요.


저를 태워 줄 아에로플로트 비행기

일단 승무원들의 태도는 뭐 ..기대를 전혀 하지를 않한 탓도 있지만 불쾌할 정도의 무뚝뚝함은 아니었습니다.
태도가 뻣뻣하고 미소가 없다 뿐이지 제 때 밥 잘 주고 , 음료수 서비스 해주고 ,물어보면 대답 잘 해주고 그렇습니다.
아줌마 스튜디어스 한 분은 제가 식사 후 소금봉지를 안치운 걸 보고 지나가다가 "그거 설탕 아니고 소금이야 커피에 넣으면 안돼요" 나름 엄마표 잔소리(?)를 하시며 지나갑니다.ㅋㅋ



첫번 째 먹었던 기내식
(운이 좋게도 제 옆자리가 비어서 두 자리를 차지하고 남들에 비해 편히 갔습니다. 덕분에 평소엔 쑥스러워 하지 않던 음식사진 찍기도 해봤어요. 히힛) 치킨을 선택했더니 이렇게 삼계탕 유사품(?) 식사가 나왔습니다. 제법 인삼향도 나고 대추랑 밤도 들어있고.일단 음식이 뜨거워서 좋았습니다.
식성이 까다롭지 않은 저로서는 아주 먹을만했어요. 

 




두번째 기내식
한국식 만두와 잡채입니다. 반가운 오예스~~도 후식으로 나왔구요.ㅎ
이것도 잘 먹었습니다. 샐러드에 나온 햄은 좀 짜서 빵에 끼워 먹었구요.
스튜어디스 아주머니가 러시아식 발음으로 카레이스키 $%&& 맨두 어쩌구 하시는데 전 잘 못알아 들었어요.
앞의 분들이 시키는 걸 보고 눈치로 시켰다는



서비스 시간 외엔 모든 승무원이 어디론가(?)사라져 버리긴 하지만 승객들도 이에 익숙한 듯 물도 직접 따라 마시러 다니고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9시간의 사육(다들 장거리 비행을 왜 사육이라고 표현하는지는 타본 분들이라면 공감백배일 듯 ㅠㅠㅠ)을 견디고 드뎌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합니다 !
일단 활주로에 내린 탓에 버스를 타고 F터미널로 이동합니다. F터미널에 도착 두리번 거리다 한층을 올라가니transfer. transit 이라고 쓰인 곳에 사람들이 여권과 비행기표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앞에 한국여권을 든 분에게 물어보니 경유하는 곳 맞다고 합니다.  한편 공항 직원이 나와 경유시간이 촉박한 비행기 편 승객들을 추려서 먼저 데려갑니다.
나머지 승객들은 기다리다 한사람씩 통과하며 보안 검색을 합니다 .
공항 직원이 한명씩 표를 확인하고 게이트 번호를 써주구요(혹시 못알아 들을까봐 두번씩 또박 또박 발음해 줍니다. 물론 무뚝뚝한 얼굴이었지만.ㅎㅎ).그 곳을 통과하니 그냥 걸어서 D터미널로 걸어서 이동이 가능했습니다.(모스크바 공항은 구 청사(F) 신 청사(E.D)가 다 연결 되있어요 걸어서 10~ 15분 정도면 F터미널 끝에서 D터미널 끝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
제가 알기론 이전까지는 보안 검색을 하고 승객을 모아 또 다시 버스를 태워 이동을 했다고 하던데 방법이 바뀐것 같습니다. 이렇게 쓸데없는 중간 과정이 생략되서 훨씬 편했구요.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다 4시간 비행으로 절 런던으로 데려다 줄 경유 편을 탑니다.
오호!!! 그런데  이거슨 피로한 여행길에 한줄기 빛~~
승무원들이 모두 꽃미남 러샤 총각들이예요!!!


덕분에 다른 땐 쳐다보지도 않던 비상시 행동요령 설명도 열심히 보고...
아효 귀여워...므흣

그런데
전에 탄 비행기도 참으로 울 동네 좌석 버스스러웠는데 이 놈의 비행기는 좀 심하게 말해 마을 버스 같습니다.
다닥다닥 세자리를 붙여 놓은 좌석 그것도 맨 안쪽 창가에 앉은 저는 4시간 동안 닭장에 갇힌 기분을 제대로 체험합니다. 그래도 이쁜 총각들이(?) 따라주는 음료에 식사를 먹으면서 이런 바람직한 경영 방식은 우리나라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 으흫흐ㅎ흥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시간여의 비행 끝에 런던의 멋진 야경을 보면서 9시 45분 히드로 공항에 도착합니다.
맨안쪽 그것도 뒷자리에 앉은 탓에 입국심사대에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길게 늘어선 줄에서 기다리면서 또다시 악명 높다는 히드로 공항 입국심사 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저의 허접스런 영어실력도 걱정이 되구요.

두둥!!

드뎌 제 차례입니다

입국심사 아저씨에게 Hi!! 웃으면서 여권을 내밉니다.
"어디서 왔니?"
"한국"
"뭐하러 왔니?"
"관광"
"며칠 있을거니?"
"9일"
"혼자왔니?"
"응"

여기까지는 술술 잘나갔는데 문제는 다음에 벌어집니다.

이 아저씨 미소를 지으면서
"You %&###@$* 핸콕???"

윽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집니다. 앞의 말은 귀에 안들어 오고  핸콕??? 핸콕이 뭔지를 열심히 생각합니다.

갸우뚱하는 저를 보고 다시 한번
"You %&###@$* 핸콕???"

"음...미안 내가 영어를 잘못해서.."
(아..결국 영국 입국부터 이 문장을 써야하다뉘)



그러자 이 아저씨 또렷하게 한국말로 "여행!"이라고 하는거예요.
생각해보니 너 한국에서 혼자 여행온거구나 뭐 그런 단순한 뜻이었는데...;;
벌쭘함을 감추며 "아하하 한국말 잘하시네요"
(아저씨 미안해요 일부러 친절하게 한국말 써준건데 못 알아들어서.ㅠㅠㅠ)
아저씨도 싱긋 웃고 도장쾅!!
"땡~큐~!!!"


자~~~ 이로서 런던에 공식적으로 발을 내딛었습니다


짐찾는 곳에 가보니 주인을 열심히 뒤쫓아온 반가운 제 여행가방이 보입니다. 
얼른 집어들고 Underground 표시를 따라 움직입니다.
(영국에서 지하철은 Subway 라고 하지않고 Underground 라고 해요. 애칭으로 Tube 라고도 하구요)

하지만 또 다른 난관이 있었으니 ..


투 비 컨티뉘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