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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re(HBO)

제작자 데이빗 사이먼이 얘기하는 시즌1 "The Wire"코멘터리 중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스토리를 12화가 넘게 늘이다 보니 실제 생활의 친밀감과 일상을 보여줄 여유가 많았어요
긴 스토리를 1시간 안에 억지로 집어넣어서 15분 뒤 체포에 성공하는 게 아니죠
따라서 TV 기준으로는 거의 실시간이란 느낌을 주면서
인물들의 관계와 이 기관의 분위기를 실제 시간처럼 전개하고 있어요
제게 그런 건 아주 소중합니다
그래서 보통의 TV 작품들과는 진행속도가 다르죠
이건 소설에 더 가까워요
책을 읽을 때 서술체의 작품을 보면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첫 장을 다시 읽어도
다음 장이 어떨지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어요
각 장은 다음 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첫 장에 이끌리면 그 다음 장이 읽고 싶어지게 만들죠
2장을 읽고 나면
3장을...
8장까지 읽을 때쯤엔
좋은 책이라면 책을 절대 내려놓지 않죠
저희는 이 작품에도 이런 논리를 적용했어요
일반 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겐 당황스러울 테죠
예상 외로 전개가 더디니까요
하지만 백경을 예로 들어보면
고래가 첫 장부터 나오진 않아요 에이합이나 피쿼드 호도 마찬가지고요
남자가 여인숙에 왔는데 방이 없는 관계로 작살을 가진 괴이한 남자와 한 방을 쓰게 되죠
그게 전부예요, 그 명작의 첫 두 장은 그것으로 끝나죠
하지만 계속 읽어내려가는 이유는
결국엔 작가에게 어떤 의도가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시청자에게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뭔가 나올 거란 것을 믿어달라는 소리죠
4화인가 5화에 가면 레스터 프리몬이 이런 말을 해요
"한 조각 한 조각이 소중해"라고요
저희는 파일럿 에피소드를 쓸 때부터 12화나 10화의 내용이 무엇이 될지 알고 있었어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필요한 대로 속도를 조절했죠
연속극을 기대하고 본 시청자들은 느린 전개 속도와 복잡함이 당황스러웠을 거예요
거의 짜증이 났을 테죠
따라서 첫 시즌은 시청자들에게 우리에게 거는 기대와 시청 방법을 바꾸게 하는 연습이었어요
동시에 또 하나의 사실은 결말 부분에 가서 우리가 시청자들의 믿음에 부응하기를 원했다는 거죠
보상을 하도록 말이죠
1시간 후에 받는 보상보다 더 뜻이 깊죠
이것이 TV란 매체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HBO가 매주 대여섯 번의 에피소드를 방영한다는 거죠
안 그랬다면 문제가 심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TV를 사용한 새로운 시도였고 제작진도 모두들 기대가 컸어요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 보상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봤죠

 

 

 

 

데이빗 사이먼이 오디오 코멘터리에서 설명한 이 부분이 많이 와닿았다

멋진 형사도 긴박감과 스릴 넘치는 수사과정도, 총격씬도 없지만

차분하고 현실적으로 진행되는 탄탄한 줄거리

진지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나는 수사물이란 점이 와이어에 끌리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