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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Feet Under

내인생 최고의 드라마...

 

 


1999년 아메리칸 뷰티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영화로써 헐리우드에 큰 화제와 선풍을 일으켰다. 기본적으로 비극으로 끝나는 내용을 희극으로써 제작했다는 점에 이 영화의 쓴 맛도 풍자적인 재미도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어째서 희극인지 모르겠다는 반감을 사는 등 여하튼 여러모로 많은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알란 볼은 ‘아메리칸 뷰티’의 성공으로 인해 순식간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좋아하는 것을 쓸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식스 핏 언더’이다.
역시 ‘아메리칸 뷰티’와 비슷하게 냉소적이며 어두운 코미디 드라마로 장례 일을 하는 한 집안을 무대로 한 이 드라마를 방송하는 곳도 네트워크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누드나 폭력성, 방송금지용어에 제한을 받지 않는 유료채널인 HBO라는 점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HBO는 이미 소프라노스나 섹스 앤 더 시티 등 자극적인 프로그램 제작으로 정평이 나있다.
식스 핏 언더’의 주인공이 되는 피셔 집안은 장례 일을 하는 부모님과 두 아들과 딸이 있다. 당연하겠지만 ‘아메리칸 뷰티’처럼 이 가족 역시 겉은 그렇다 쳐도 사실은 붕괴된 가정이어서 각자 따로 놀며 행동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고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어쩔 수 없이 가족이라는 것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다.
드라마는 가족의 이런 상황을 코미디로 그리는, 알란 볼의 새로운 스타일이 돋보이며 ‘아메리칸 뷰티’처럼 어쩜 이런 설정에서도 블랙 코미디이긴 하지만 어떻게 코미디로 발전시켰을까 하는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알란 볼은 게이가 많은 헐리우드에서도 일찌감치 커밍아웃 했으며 그가 쓰는 작품을 보면 굉장히 게이 특유의 색채가 진하게 베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핵심을 일부러 벗어나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정곡을 찔러 자신이 하고 싶은 말로 납득시킨다. ‘아메리칸 뷰티’에도 ‘식스 핏 언더’에도 이런 식의 표현은 수를 꼽을 수 없다.
아메리칸 뷰티’에서도 발상의 전환이랄까 보통의 신경으로는 코미디가 될 수 없는 소재를 요리한 솜씨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데 이 드라마에서도 정말 똑 같은 인상을 심어준다. 참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아메리칸 뷰티’처럼 이 드라마에 대해 혐오감을 가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이해가 되는 게 등장인물의 마음은 서로 맞지도 않고 사람이 죽고 서로 속이고 미워하는 등 보통의 감성으로는 웃음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아이러니하게 웃어 보이는 이 드라마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싫어할 것이다. 이것도 시대를 앞서가는 드라마의 숙명일 것이다.
1시즌의 13편 에피소드 중에서 실제로 알란 볼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것은 프리미어 에피소드뿐이다. 그래도 내용은 전 에피소드를 알란 볼이 감독을 맡고 있어 최종적으로 드라마 내용에 대한 책임은 그에게 있지만 역시 연출을 하는 사람에 의해 어딘지 모르게 차이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보다. 알란 볼이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이 정도의 주목을 받으면 다른 에피소드를 쓰거나 연출하는 사람은 역시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알란 볼이 작업한 프리미어는 인상적이다.

알란 볼 후에 연출을 담당한 이들을 잠시 보면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의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요즘에는 연출 일에도 참여하고 있는 캐시 베이츠도 들어가 있다.
여하튼 식스 핏 언더’는 미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혹은 완결된 전 TV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수준 높은 프로그램 중의 하나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정확히 어디서 가져온 글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출처를  알고 계시는 분은 덧글 부탁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