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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Death

진정한 사랑(1x6 The Room)





 

56년간을 함께 산 아내가 어느날 아침 깨어보니 싸늘한 시체로 변해있습니다

그는 아내의 장례식을 위해 데이빗과 상담을 하는데

데이빗이 무슨 말을 하든 자기를 벗겨 먹으려 든다며

의심많고 괴팍한 늙은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내의 시신에 손을 대지 말라고하지만

그러면 화장을 하는 수 밖에 없다는 데이빗의 말에 방부처리비는 안 낼거라고 우기기도 하구요

하지만 난데없이 다시 찾아와

나중에 다시 오시라는 클레어를 밀치고 막무가네로 집 안으로 들어와서는

클레어의 손을 꼭 잡고  잠이 듭니다

혼자 있는게 두렵고 싫어서

시신이나마 아내와 함께 있고 싶어서였겠지요

그는 페데리코가 방부처리한 아내의 시신을 보여주자

그 모습을 낯설어 합니다

 

-이건 그녀가 아니야

 

 

=뭐라고 하셨어요?

 


-이건 내 아내가 아니라고. 이건 해티가 아니야
나의 해티에게 뭘 어떻게 한 거야?

 


=존스씨, 선생님 의견을 존중하긴 하지만

 


- 지금 난 존경을 원하는 게 아냐!
난 내 아내를 원해

 


=선생님, 저기 누워 있는 사람이 부인이세요

 


-자네 결혼했나?

 


=예

 


-그녀는 젊고 예쁜데다가 네게 잘 대해 주지?

 


=예

 


-자네 스스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인생이란 게
정말 얼마나 좋은 건지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지?
결국은 그녀도 이렇게 되는 거야
우리 모두 저렇게 되는 거죠
그 사실이 자넬 열 받게 하지 않나?

 


=아직은요

 

 

 

 

 

늦은시간까지 장례식장을 떠나지 않는 그에게 네이트가 다가갑니다

 

-넌 도대체 누구야?

 


=전 네이트입니다
여기서 일하죠

 


-저기 상자에 누워 있는 게 내 마누라야

 


=저도 알아요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 56년간 저 여자랑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지
매일 밤낮으로 저 여자가 똑같은 잔소리를
해대는 걸 들으면서 말이야

 


=너무 늦었으니 제가 모셔다 드리죠

 


-늙은이가 이야기할 때는
입 닥치고 듣는 거야, 젊은이

 


=알았습니다

 


-한 번은 저 여자가 내 엉덩이를 잘라내려고
스테이크 칼을 들고 마당을 쫓아다닌 적이 있었지
그리고 나선 일 년 동안 떨어져 살았어
그런데 그 시간이 지금은 너무 아깝게 느껴져
그녀는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지

 


=부인은 선생님의 추억 속에
언제나 함께 하실 겁니다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하면, 죽더라도 그 사람은..

 


-그런 씨도 안 먹히는 말은 다른 사람한테나 해
넌 사랑이 뭔지도 몰라
어떤 예쁜 여자가 네 눈을 사로잡았다고 느끼자마자
순식간에 56년이 지나가 버리지
그리고 극장에서 똥을 못 참고 배설했을 때
그걸 닦는 걸 도와주는 건 그 여자뿐이야
그게 사랑이지
넌 이해 못할 거야

 

 

 네이트는 아내 곁에 계속 머물고 싶어하는 그를  혼자있게 두고 나가지만

잠시 후 집으로 보내기 위해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노인을 깨웁니다

하지만 그는 부인의 손을 잡은채로 자는 듯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젊고 아름다운 연인들의 정열적인 사랑 이야기가 주로 다뤄지고

또 그렇게 예쁘게 포장된 이야기가 사랑의 전부인양 여겨지는 세상에서

평범하지만 진정한 사랑이란게 뭔지를 잘 보여준 에피소드였습니다

특히 극장에서 똥을 못참고 배설했을때 그걸 치워주는게 사랑이란 말

어찌보면 우리나라에서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오래된 부부는 사랑이 아니라 정으로 사는 것이란 말을 떠올리게 해주었어요

정에는 상대방을 불쌍하게 여기는 측은지심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사랑의 열정이 사라진 후엔 상대방의 단점과 싫은점이 더 크게 보이기 마련이지만

그걸 극복하는건 싫은점 마저도 포용해 주고 불쌍히 여길줄 아는 마음이 아닐까요.

특히 마지막 부인의 손을 잡고 숨을 거둔 노인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삶이 진정 행복했으며

죽음이 두사람의 사랑을 완벽하게 완성해준  한 부분이 된 것에

슬프지만 한편 마음이 따뜻해옴을 느꼈습니다.